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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자작시

술잔

by 베짱이 정신 2013. 1. 30.

술잔

 

 

한 잔의 술을 기울이며

목구멍을 후비는 세월의 무게를 삼키면

어느새 붉어지는 두 볼 사이로

거칠게 내뿜는 숨소린

아마도 길고 긴 그리움의 한숨이리

 

붉은 등불 아래

땅콩 껍질 하나씩 벗겨가며

굳게 닫힌 검은 입술을

불그레 물들이는

표정 없는 그 손길은 무엇일까?

 

오늘도 그랬듯이

내일 또한

빈잔 가득 그리움을 채울 진데

 

넘치는 술향기에

그리움과 고독을 칵테일 하여

물안개 핀 호수에 종이배 띄우면

그 님은 이 맘알까?

그 님은 돌아오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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