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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옛 시조 감상

처와 첩 , 요강

by 베짱이 정신 2014. 7. 19.

처와 첩


-김병연(金炳淵 1807∼1863)-

不熱不寒二月天 一妻一妾最堪憐
불열불한이월천 일처일첩최감련
鴛鴦枕上三頭竝 翡翠衾中六臂連
원앙침상삼두병 비취금중육비연
開口笑時渾似品 飜身臥處燮成川
개구소시혼사품 번신와처섭성천
東邊未了西邊事 更向東邊打玉拳 
동변미료서변사 경향동변타옥권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월달에 
아내와 소실이 견디는 꼴이 가련하다 
원앙 금침엔 머리 셋이 나란히 있고 
비취 이불 속에는 여섯 팔이 나란하구나 
함께 웃을 때 어우러진 입의 모습은 마치 品자와 같고 
몸 뒤집어 누운 옆모습은 川자와 같구나 
동쪽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다시 서쪽으로 돌아눕고 
또 다시 동쪽을 향해 옥 같은 손목을 쓰다듬네

요강
籟渠深夜不煩厞 令作團隣臥處圍
뇌거심야불번비 영작단린와처위 
醉客持來端聃膝 態娥挾坐惜依收
취객지래단담슬 태아협좌석의수
堅剛做體銅山局 灑落傳聲練瀑飛
견강주체동산국 쇄락전성연폭비
最是功多風雨曉 偸閑養性使人肥
최시공다풍우효 투한양성사인비
  
네가 있어 밤중에도 번거롭게 사립문 여닫지 않고
사람과 이웃하여 잠자리 벗이 되었구나
술 취한 사내도 네 앞에서는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아름다운 여인은 널 끼고 앉아 살며시 속옷을 걷네
단단한 그 모습은 구리산의 형국이고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는 비단 폭포를 연상케 하네
비바람 치는 새벽에 가장 공이 크니
실로 요강은 한가한 성품을 길러주어 사람을 살찌게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