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옛 시조 감상

神釋(신석)

by 베짱이 정신 2013. 3. 15.

神釋(신석)

 

                - 도연명 -

 

大釣無私力, 萬理自森著.

대조무사력, 만리자상저

人爲三才中, 豈不以我故.

인위삼재중, 기불이아고

與君雖異物, 生而相依附.

여군수이물, 생이상의부

結託旣喜同, 安得不相語.

결탁기희동, 안득불상어

三皇大聖人, 今復在何處.

삼황대성인, 금부재하처

彭祖愛永年, 欲留不得住.

팽조애영년, 욕류부득주

老少同一死, 賢愚無復數.

노소동일사, 현우무부수

日醉或能忘, 將非促齡具.

일취혹능망, 장비촉령구

立善常所欲, 誰當爲汝譽.

입선상소욕, 수당위여예

甚念傷吾生, 正宜委運去.

심념상오생, 정의위운거

縱浪大化中, 不喜亦不懼.

종랑대화중, 불희역불구

應盡便須盡, 無復獨多慮.

응진편수진, 무부독다려

 

 

정신을 풀이하다 3수

 

무궁한 천지의 조화는 편향됨이 없고

만물은 자유자재로 번성하고 나타난다.

사람이 삼재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어찌 나로 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대와 비록 다른 물건이기는 하나

태어나면서부터 서로 의지해 왔다.

돕고 의지하며 같이하는 것은 기쁜 일

어찌 서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겠나.

고대 삼황은 모두 위대한 성인이지만

지금은 또 어느 곳에 계시는가?

팽조는 가장 오래 장수를 누렸지만

머물려고 해도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다.

늙고 젊었든 간에 모두 한번은 죽는 것이니

현명함과 어리석음도 재차 말할 필요가 없다.

날마다 취하면 혹은 근심을 잊을 수도 있겠지만

술이 어찌 명을 재촉하는 물건이 아니겠는가?

선행을 하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나

누가 마땅히 너를 위해 칭송하여 줄 것인가?

심하게 염려하면 우리 생명을 손상시킬 수 있으니

운명에 맡겨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자연의 변화를 따라 자유자재로 돌아가지만

너무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고

마땅히 끝내야 할 것이라면 반드시 끝내야 하고

쓸모없이 더는 혼자서 마음고생을 하시지 말게.

 

 

〔작품 감상〕

 

천지의 조화는 본래 사심이 없고 편애함이 없으며, 만물은 모두 나름대로 일정한 규율을 가지고 있다. 우주는 무궁하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유한성으로 대변되는 生死(생사)의 문제는 고금에 걸쳐 오랜 시간 사람들이 고민해온 話頭(화두)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佛家(불가)에서 말하는 無常(무상)을 떠올릴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게 마련이지만 도연명은 현실과 속세를 해탈하여 초연하게 살고자 했다.

≪涅槃經≫에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보건대,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음으로 돌아간다. 수명을 오래도록 누린다 해도 때 되면 소진되게 마련이다. 무릇 왕성한 것은 반드시 쇠함이 있고, 만남은 이별이 있게 마련이다. 젊음은 오래 머물 수 없고, 왕성한 기운도 병들게 되니, 일체 중생의 괴로움은 돌고 돌아 쉼이 없도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며, 모두가 즐거운 것은 없다.”(一切諸世間(일체제세간), 生者皆歸死(생자개귀사). 壽命雖無量(수명수무량), 要之當有盡(요지당유진). 夫盛必有衰(부성필유쇠), 合會有別離(합회유별리), 壯年不久停(장년불구정), 盛色病所侵(. 衆苦輪無際, 流轉無休息. 三界皆無常, 諸有無有樂.) 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시인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해야한다는 관점을 제기하고 있다. 예술적인 면에서 〈形影神(형영신)〉 3수는 寓言(우언)의 형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三者(삼자) 사이에 서로 회답하는 형태로 논술을 전개한 것은 기발한 착상이면서 이 시의 특징을 대변해주고 있다. 풍부한 哲理性(철리성)을 바탕으로 시의 구성이 생동감 있게 이루어져 意趣(의취)가 넘쳐난다. 사람이 天地人(천지인) 三才(삼재) 의 지위에 속해 있듯이 정신 또한 形影神(형영신) 중 하나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긍정하고 있다. 본래 정신과 육신은 천연적으로 구비된 것이므로 정신과 육체는 서로 의탁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슬플 때나 기쁠 때를 막론하고 늘 함께 하는 합일의 존재이다. 이 시에서는 이 모두가 각자 개성을 지닌 독자적인 형상으로 부각시키기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옛 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도잠시讀陶潛詩 도연명의 시를 읽다 / 이규보李奎報  (0) 2013.03.15
飮 酒(음주)  (0) 2013.03.15
影答形(영답형)   (0) 2013.03.15
形贈影(형증영)  (0) 2013.03.15
나 죽었을 때의 시(挽歌詩)   (0) 201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