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어디나 길은 있었지
꽃피고 돌풍 몰아쳐도
길은 있었지
한 때는
돌아가는 길이 화려해 보였지만
그러나 그 길은
나올 수 없는 미로 일뿐
돌부리에 채이고
흙먼지 쓰고 걷는 그 길만이
내 갈 길이었지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한 쪽 베어 물고
해맑게 잔을 주고받던 그 길
양말 한 켤레 둘둘 말아
건네주던 거칠고 굵은 손마디에
가슴이 뭉클해지던 그 길
맑은 샘에 쌓이는 순수처럼
흰 도화지에 우정을 그리고
사랑을 그릴 수 있는 그 길
그 길을 걷고
또 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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