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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론, 칼럼

<칼럼> 탓 탓 탓

by 베짱이 정신 2023. 12. 28.

<칼럼> 탓 탓 탓

 

무슨 일이든 조금만 잘못되고 자기 맘에 안 들면 자기 탓을 안 하고 남의 탓을 자연스럽게 합니다. 인간의 본능이지만 어째 쪽팔리지 않나요? 잘못은 지가 해놓고 왜 남에게 뒤집어 씌울까? 이런 짓을 잘하면 유능하고 폼 나 보입니까? 아닙니다. 참으로 비열한 인간 취급 당하기 딱입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내가 뭘 잘못했을까 그 원인은 뭘까 등을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남의 탓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창피함도 잊은 뻔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이런 무도의 시대가 되었을까요? 이는 불공정, 몰상식, 정의 상실이 가져온 망국의 종합선물입니다.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고 권력만 행사했지 책임을 안 져요. 법 조항에 없으니 내 책임 아니다고 아주 당당히 말합니다. 아니? 법 보다 중요한 게 도덕과 상식 아닙니까? 책임지라고 그 자리에 앉혀주고 힘을 부여했는데  권력만 휘두르고 책임은 안 지겠다고요? 세상살이에 법적 책임만 있답니까? 사회적 책임과 직위에 맞는 도덕적 책임이란 게 있는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민주사회입니까? 

 

아닙니다. 책임이 있습니다. 아주 큰 책임이 있습니다. 책임을 안 지려면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지요. 이렇게 상식과 공정, 정의가 사라지고, 영광은 내가 받고 책임은 너만 져라는 막가파식의 사회는 멸망하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불 때는 가마솥 안의 개구리가 되어 죽는 줄 모르고 남의 탓만 하고 있습니다.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부조리가 우리 삶을 망가뜨리고 우리 아들 딸들의 삶마저도 너무나도 쉽게 망치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는 현재의 모든 문제가 전부 전임정부 탓이라고만 말만 할 뿐 일을 안 합니다. 또 국회가 안 도와준다고 국회 탓으로 돌립니다. 탓을 하려면 제대로 일이나 해보고서 해야지요. 나라가 이 모양으로 전임 정부와 국회 탓만 하고 있으니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뒷걸음치며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그 위험성을 전혀 생각도 않고 있어 정말 큰 일입니다.

 

국민들도 자연스럽게 서로 남의 탓만 합니다. 불공정한 사회에서 내가 정의롭게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잘못돼도 내 책임이 아니고 부조리한 사회 탓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남의 탓만 하는 동안 부조리의 일상화와 특권의식으로 무장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검찰왕국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나라 망치는 검찰왕국의 폭압적이고 불법 편법적인 짓에 눈감으니 못된 짓을 하고도 당당한 겁니다. 이 대목에서 내 탓이라는 반성이 나와야 합니다. 나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된 걸 모르는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답답할 뿐입니다.

 

세계는 순간순간 엄청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물결에서 낙오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북한의 독재와 폐쇄적 고립, 남미와 아시아의 독재국가와 아프리카의 절망적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북한처럼 독재와 폭력, 비인간 사회로 달려가며 얼마나 위태로운지도 모릅니다. 남의 탓할 시간에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사고와 추진력으로 개혁과 혁신을 하며 전진합시다. 개혁과 혁신만이 탓! 탓! 탓! 정신에서 빠져나와 전진할 수 있습니다. 물은 고여있으면 썩습니다. 흘러야 합니다. 그렇듯 변화와 개혁 혁신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내 잘못은 생각 않고 남의 탓만 하며 인간관계와 사회를 갈등과 혼란의 싸움터로 만들지 말고, 침착하게 자기반성을 먼저 하면서 내가 부주의한 탓, 내가 신경을 못 쓴 탓, 내 능력이 모자란 탓을 합시다. 그리고 서로 격려하며 분발합시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읍시다. 고치고 바로 잡읍시다. 탓! 탓! 탓! 하기보다는 덕분에 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도록 만듭시다.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을 되살립시다.

 

 

- 베짱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