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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론, 칼럼

광법 거사의 주례사

by 베짱이 정신 2023. 2. 27.

광법 거사의 주례사

 

오늘 여기 살만큼 살아 인생이 뭔지 아는 중년 남녀 두 분이 더 멋지고 신나는 인생을 살기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이렇게 만장하신 하객님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립니다. 신랑 허완행군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완행열차를 타고 다니느라 이제서야 제 짝을 만난 아주 성실하고 인간성 좋고 측은지심이 넘치는 사내로 식품유통업을 하며 남 좋은 일만 많이 하고 있고, 신부 신태자 양은 태자당 출신이 아니고 포항 가시내로 공냉기 납품으로 전국을 무대로 일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펴고 있는 여인입니다. 이 두 신랑 신부는 늦게 인연이 되었지만 서로 아끼고 위하는 마음으로 혼자 사는 것이 가여워서 서로 구제해 주기 위해 아름다운 마음씨를 내어 상대방 구제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랑 신부에게 확인하겠습니다. 질문에 큰 소리로 답하기 바랍니다. 두 분은 서로 구제하고 구제당하는 것 맞죠? 앗싸~ 그렇답니다. 와 솔직해서 좋습니다. 이럴 때 신랑 신부에게 서로 구제해 줌을 경축하는 축하의 박수를 열렬히 보내줍시다.)

 

그래요, 서로 구제해주고 구제 당했기에 앞으로 쭈욱 좋은 일만 생길겁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이라 어려운 시련도 만날 것입니다. 그런 시련도 같이 하겠다고 많은 하객 앞에서 맹세를 하는 것입니다. 이제 물릴 수 없습니다. 결혼을 물리면 쪽팔려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 거니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하세요. (신랑 신부에게 묻습니다. 큰 소리로 대답하세요.) 이 결혼 물릴 겁니까 안 물릴 겁니까?( 신랑 신부 : 안 물릴 겁니다!)  예, 만인이 보는 앞에서 맹세했습니다. 이렇게 축복해주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데 사네 안사네 하면서 어쩌고 저쩌고만 해 봐요 그냥 확 거시기할 사람이 한 둘이 아님을 보셨죠 신랑신부? 지켜보는 눈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렇지요. 예, 씩씩하고 단호하게 결단코 잘 살겠다고 했습니다.

 

흔히들 결혼식에서 하는 말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서로 위하며 살라고 축원을 합니다. 그런데 이미 흰머리가 많이 았습니다. 그러면 시간이 한참 지났다는 것인데 이 금쪽같은 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두 분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해도 부족한 시간에 인생을 즐겁고 보람있게 살기 위해 도움이 될 다섯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아내 덕이나 남편 덕을 보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세요.

덕을 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싸움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조금도 손해 안 보고 살려고 합니까? 덕 보려고 결혼합니까? 덕 보려는 마음 눈꼽만치도 하지 말고 내가 저 사람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마음먹고 행동을 하세요. 덕을 볼려는 마음 그 자체가 불신의 싹을 스스로 키우고 생지옥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결혼은 거래가 아닙니다. 서로 손해 볼 각오를 하고 사는 것이고 서로 손해 많이 보고 사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것이 결혼생활입니다. 내가 아내에게, 내가 남편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내가 그래도 저분하고 살면서 저분이 나하고 살면서 그래도 좀 덕 봤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줘야 지, 이렇게만 생각을 하면 사는 내내 불란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어때요 No Problem?  예, No Problem입니다. 이 두 분은 운명적으로 만나야할 사람들이 만났으니 사주팔자 볼 것도 없었지요. 하객 여러분 신랑 신부 사주팔자 궁합 볼 것도 없는 거 맞죠?( 어? 백 명은 없다고 대답하시는데 저 신사분 한 분만 대답이 늦으시네? 그러면 사주팔자 궁합을 봐야 된다고요?  아~ 대답 타이밍을 놓쳤다고요? 그러면 그렇지요~. 하객들이 다 증명하듯 사주팔자 궁합 필요 없는 천생연분이 증명되었습니다.)

 

주변의 친구와 친지분들께도 부탁의 말씀 드립니다. 신랑 신부에게 덕보려는 생각 아예 버리시고 이제는 덕을 나누어 주세요. 아주 아주 행복하게 잘 살도록 말입니다. 그러면 엄청난 복이 따라옵니다. 또한, 신랑 신부 두 사람의 불붙는 사랑, 빛나는 사랑을 시기, 질투하여 두 사람에게  '왜 괜히 바보같이 마누라에게 쥐어 사냐? 니가 왜 그렇게 남편에게 죽어 사냐, 니가 얼굴 이 못났나 능력이 없나 왜 그렇게 죽어 사냐?'는 등의 헛소리는 농담이라도 하지 말아 주세요. 이건 부부싸움 시키는 말입니다. 알콩달콩 사는 두 부부가 부러우면 심술부리지 말고 소중한 내 사람에게나 잘하시고 서로에게 머슴이 되세요.

 

신랑 신부 ~ 남이 뭐라고 해도 "나는 남편에게 덕 되는 일 좀 해야겠다. 남이 뭐라 그러든, 나는 아내에게 도움이 되는 남편이 되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딱 먹어야 합니다. 편안하고 안락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서로를 위해주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본위의 생각을 하기에 다툼이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또 잘못했구나 생각이 모자랐구나 하고 얼른 생각을 고쳐 먹으세요. 그러니까 결론은 뭐다? 아내와 남편 서로에게 덕 볼 생각 말아라.


둘째, 모든 집안의 모든 일은 서로 상의하서 추진하세요. 내 고집만 내세우지 말고. 혼자의 생각보다는 둘의 생각이 훨씬 합리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셋째, 뭐든 우선순위가 남편과 아내를 제 일 순위로 놓으세요. 부모는 2순위, 자식은 3순위입니다. 이래야 집안이 편해집니다. 이러면 결혼 생활 자체가 즐겁습니다. 즐겁게 살려고 결혼하지 괴롭자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언제든 부부 중심으로 즐겁게 살아야 하는 일도 사업도 잘 되는 것입니다.

넷째, 일이 잘 되면 내 덕분이고 일이 잘못되면 니 탓이라는 부부간에 정이 깨지는 소리 하지 말고, 언제나 "아내, 남편 덕분입니다. 덕분에 고맙습니다"를 늘 요술 주문처럼 말하세요.

 

다섯째. 져주며 살아요.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내가 져주면 가정이 평화롭습니다. 아내에게 또 남편에게 이기면 뭐합니까?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말이 아닌 이상 아내와 남편의 말에 옳습니다. 맞습니다를 줄창 외치면서 져주며 살기 바랍니다.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 선 신랑 신부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은하계에서 온 여자가 지구별에서 만나 멋진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세상은 그대 둘이 꿈꾸는 대로 굴러갈 것이니 서로 즐겁게 싸워가면서 새 역사를 이루기 바랍니다.

 

오늘 이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하객분들고 함께 신랑 신부를 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의 신들이 이 신랑 신부를 사랑하고 응원할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유명한 기독교, 천주교, 불교, 알라신이시여 특별히 신랑신부를 어여삐 봐주시고 널리 사랑하시고 보살펴 주소서.

기천불알교~

기천불알교~

 

오늘 이 자리를 축하하고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하객 여러분의 가정에도 평화와 사랑이 넘치길 기원합니다. 

기천불알교~

기천불알교~

 

감사합니다.

 

 

- 주례 : 광법 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