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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인도 네팔 유람기 9편 - 룸비니, 차트완국립공원

by 베짱이 정신 2019. 4. 6.


베짱이의 인도 네팔 유람기 9룸비니, 차트완국립공원

 

아홉째날(2019. 3. 16. ) - 룸비니, 차트완국립공원

 

5시 기상, 615분 아침, 650분 출발의 일정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한 후 인도 가이드 쩐던과는 헤어지고 네팔 가이드 나르얀과 함께 네팔 일정을 시작한다. 일찍 출발하여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을 간다. 가는 길은 도로 확장 공사중이라 울퉁불퉁 먼지 날리며 간다. 네팔은 밀과 벼를 많이 재배하는데 식량자급이 안되어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한다고 한다. 또한 공장이 없어 공산품도 수입에 의존한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한국으로 일하러 오는 사람들은 운 좋은 사람들이란다. 우리나라도 외국으로 돈벌러 나갔었지. 이제는 인력수입국가가 되었지만.

 

룸비니는 네팔 남부 테라이 지방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 탄생지로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로 오랫동안 폐허로 방치되어 있던 곳이었으나 1895년 독일 고고학자에 의해 세상에 아려져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룸비니동산 입구에 다다르니 오토릭샤들이 많다. 병자나 노인들이 타고 가면 좋을 듯. 아침 공기 맡으며 걸어가는 입구까지의 거리는 명상하기에 좋은 거리인데 거기까지는 신경쓰지 못했나보다. 우리의 송광사를 보라. 절에 들어가는 길이 완전히 명상의 길이 아닌가? 이곳도 앞으로 명상의 길로 잘 조성되길 바란다.

 

마야사당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부처님의 생모인 마야부인 상을 모시는 신사인데 부처가 태어났던 곳을 유리로 덮어놨다. 이 건물은 하나도 역사적이지 않다. 그냥 볼품없는 사각형의 콘크리트 건물이라 어째 어색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부처탄생지 위의 벽에 금박을 붙이고 시주도 하며 기도를 한다. 출산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마야 부인의 형상 대신에 벽을 만지며 기도를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속설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마음의 위안을 받으려나 보다.

 

신사를 나와 구룡못을 한 바퀴 돌았다. 이 연못은 마야부인이 부처를 낳기 바로 직전 목욕을 하고 석가모니를 낳고 나서 처음으로 세례를 하여 씻긴 곳으로 잘 정비가 되어있다. 그 옛날의 모습을 추측할 수는 없지만 이 곳의 자연환경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으리라. 연못 위에는 보리수 고목이 있고 그 나무 아래에서 스님들이 앉아서 시주를 받는다.

 

한바퀴 돌고나서 아속필러 있는 곳에 가니 각국에서 오신 스님들이 신도들과 기도와 법회를 하고 있다. 아속필러는 인도 황제 아쇼카가 부처의 출생을 기념하며 세운 석주로 커다란 돌기둥에 쓴 비문이 남아있다. 성인을 알아보는 황제도 높은 경지의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 곳 룸비니의 자연지세는 넓은 평지로 곡식이 잘 자라는 곳 같다. 주변에는 불교를 믿는 국가에서 지은 사찰이 근처에 지어져 있고 한국절도 금방 눈에 띄게 있는데 인도 사르나트에 있던 절과는 달리 금박을 입히지 않았다.

 

석가모니라는 사람도 아마 정신적인 혁명가가 아니었을까? 인도의 뿌리깊은 신분제도에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평등하게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이는 평등사상을 전파한 것이리라. 그러나 신분제의 역사와 뿌리깊은 힌두교로 인해 그 명맥이 이어지기 어려웠으리라.

 

다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거지 가족의 구걸행렬이 있었다. 애들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는 애기 안은 애엄마들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

 

이제는 왔던 길을 되돌려 차트완을 향해 달려간다. 4시간을 잡는다. 이는 도로사정과 교통사정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란다. 평지를 달리다 산을 넘는데 좁은 산길에서 사고가 났나보다. 한참을 기다렸다 움직였다. 이 좁은 고갯길에서도 차들이 추월하며 쌩쌩 달린다. 고개를 넘어가니 길 옆으로 간이 휴게소 비슷한 집들이 있는데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쉬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술 마시는 사람을 전혀 못봤는데 네팔에 오니 술을 자연스럽게 마시고 담배도 피는 사람이 보이네. 그러나 배가 쌀쌀 이상하여 약보다는 독주를 한잔 마시는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네팔 술로 독주를 달라고 해서 작은 병에 들은 것을 7.5달러 주고 삿다. 그런데 오잉~~?? 네팔 술이 아니라 영국 드라이진이네?? 알콜 34.2% 짜리네. 이런????

그래도 배가 기분 나쁘게 쌀쌀하여 술을 두잔 정도 마셨다. 그랬더니 속이 금방 편해지네. 이 휴게소(간이 식당)는 온 식구들이 힘을 합쳐 기쁘게 웃으며 일을 한다. 특히 남자 아이의 표정은 일품이었다. 예의바르면서 꾸밈없이 환하게 웃으며 대하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다웠다. ‘아 이게 바로 네팔의 미소로구나.’ 짜이를 한 잔 하니 속이 더 편해진다.

 

차트완을 향해 달린다. 아름다운 길도 지나고 그 길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길이었다. 이 나라는 길을 가다가 지방 경계를 지날 때 마다 통행세를 내나보다. 두 번을 내더군. 도시가 가까워지자 근교 농촌에서는 옥수수 농사 진 것을 가지고 나와 도로에서 옥수수를 흔들며 팔고 있었다. 새로운 모습이었다, 차트완 국립공원 근처의 Rhino Resort에 투숙한다. 2시가 넘어서서야 점심을 먹는데 리조트 중심의 2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데 역시 네팔도 커리도 맛좋고 영양많고 훌륭하다. 음식은 뷔페식으로 검소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 식당의 인테리어는 마치 아프리카 사파리 리조트를 옮겨 놓은 듯 내가 옛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니 멋지다. 점심을 먹고 310분까지 휴식을 취하러 방에 들어가니 방 역시 고풍스러우며 모든 게 불편하지만 언제 이런 경험을 해 볼것인가? 이색적이 새로운 경험이다.

 

휴식을 끝내고 차트완 국립공원으로 가는 트럭을 타고 가는데 중국인 일행과 같이 타고 가게 되어 옆에 앉은 중국인에게 소소한 것들을 웃으며 물어보았다. 해외여행 다니는 중국인들은 우리보다는 부자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들은 예전처럼 허름한 차림이 아니라 잘 입고 화장도 하고 멋을 내며 다닌다. 중국인들이 화장을 시작했고 소고기를 먹기 시작했고 치즈와 우유를 먹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파동이 일겠지만 많은 나라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한국화장품은 넓은 중국이 다 우리의 시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지도부들은 음흉해서 그냥 시장을 내어줄 리가 없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지혜와 슬기가 필요한 것이다.

 

먼저 코끼리를 타고 정글 탐험을 하는 것이다. 정글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 것은 아니다. 사람 안다니는 우리의 깊은 숲속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곳은 강 옆의 평지라서 밀림같은 느낌이 하나도 안든다. 그래도 이 숲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보호하고 있다는 점은 칭찬할 일이다. 코끼리 등에 사각형의 바구니를 얹어 4명이 타고 가는데 이거이~~ 보통 불편한게 아니다. 흔들흔들 가다보니 무게중심이 틀어져 조련사가 자리를 다시 조정하면서 간다. 중간 지점에 코뿔소 2마리가 보인다. 많은 무리의 코끼리들이 둘러싸니 코뿔소가 흥분했는지 경고음을 내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코끼리 조련사들은 코뿔소 뒤를 쫓아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점은 가상하지만 그냥 둬도 좋았을 법했다. 이는 내 생각. 관광객들의 대부분이 중국인들이었다. 중국이 코뿔소 뿔 최대 밀수입하는 나라인데 그들이 코뿔소 구경을 한다???

 

다시 돌아 나와 랍티 강가로 내려가 물위에서 노는 원앙이 무리들과 공작새, 오리들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보는데 모래톱 위에 악어라는 놈이 입을 벌리고 쉬고 있는 게 보였다. 아니 갠지즈 강에 악어가 산다고? 거 참~~ 강 주변에 인구가 얼마인데 악어가 살아? 다 잡아 먹었겠지... 아하~~ 이곳은 국립공원이지? 그러니까 그렇겠지.

 

코끼리 트래킹을 했지만 코끼리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이 코끼리를 길들이지 않았다면 아마도 멸종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인간중심의 사고를 한번 해봤다. 코끼리 등에서 내려 코끼리 사육장으로 갔다. 새끼와 어미가 같이 있고 어린 코끼리를 길들이는 곳인데 벌 받는 코끼리도 있었다. 보통 한쪽 다리에만 쇠사슬을 묶어놓는데 벌 받는 코끼리는 앞다리 두 개를 쇠사슬로 묶어 꼼짝 못하게 해놓으면서 순화시키는 것이란다. 우리도 학교에서 한때는 말 안 듣고 남에게 피해주는 애들을 따로 격리시켰었는데 코끼리도 그런 방법을 쓰고 있네... 지금 학교에서 그랬다가는 난리 난다. 지 자식이 얼마나 남에게 피해를 줬는데 그것은 생각않고 지 자식 벌 받는 것만 가지고 인권이니 뭐니 따지고 난리 부르스를 쳐댄다. 지 자식 인권이 소중하면 남의 귀한 자식 인권도 중요한 것이니라. 부모가 이 모양이니 그 자식새끼들이 기고만장하여 더 난리를 치고도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맹인이 되고 사회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주변에는 코튼나무들이 벌거벗은 채 죽은 모습으로 서있고 그 위로 석양이 지는 모습은 한편의 그림이 된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710분에 민속공연을 보러 나갔다. 시골 극장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는데 남인도 계통인 검은 피부의 타루족(이 지역민의 80%)을 중심으로 한 농경모습, 전쟁을 대비하는 모습 등등 세련되지 않고 수수한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을 하는 듯하다.

공연장 안에는 모기님들이 새로운 반찬들이 들어오니 기뻐서인지 마구 윙윙거리며 흡혈을 시작한다. 새로운 반찬이란 유럽인들과 한국인 중국인들을 말하는 것. 모기들도 신났을 것이다. 모기님들~~ 입맛대로 드세요. 공연을 처음 시작할 때 네팔 애국가가 나왔나보다.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한다.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우리도 일어나서 예의를 표했다. 애국가 멜로디의 흐름을 보니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첫 공연은 여인들이 귀신같은 고성으로 노래를 하며 손뼉치며 빙빙 돌면서 다양한 동작을 한다. 두 번째는 네팔 전통의 작은 북과 함께 남자들이 막대기를 들고 와 전쟁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듯했다. 불쇼도 있었고 노래부르며 공작새 깃털을 들었다 기울였다 하는 춤도 추고 한 마리 공작의 모습을 다양한 춤사위로 풀어내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다같이 노래와 춤을 추는 순서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나름 열심히 노력한 무용단에게 박수를 보낸다.

 

돌아와 늦은 시각인 9시에 저녁을 먹었다. 이런~~ 큰일났네. 늦은 시각에 밥을 먹으면 속이 거북한데 말이다... 그나저나 내일은 6시 기상, 645분 식사, 730분 포카라로 출발하는 일정이 기다린다. 불편하지만 이색적인 잠자리에서 꿀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