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여행기

베짱이의 타이완 유람기 3편

by 베짱이 정신 2019. 11. 5.


베짱이의 타이완 유람기 3

셋째날 20191024() - 타이베이시

 

밤 새 잘 잤다. 아무리 놀고 먹는 여행이라도 피곤한 것은 사실이니까. 오늘 아침도 역시 죽 한 공기에 간단한 채소와 과일을 곁들이고 홍차로 마무리. 오늘 오전 관광은 단수이 옛 거리와 홍마오청, 소백궁, 진리대학교, 화산 1914, 장개석 기념관인 중정기념관, 서문정 거리(야간)로 다 시내를 누비는 것이다.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시내 관광을 하는 것이다.




       

첫 코스로 홍마오청을 갔다.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위에 서 있는 이 건물은 본래 동방원정을 나선 스페인이 건축한 것이지만 1642년부터는 네덜란드인이 이곳을 지배하면서 생긴 건물로 대만인들은 서양인의 붉은 머리카락을 뜻하는 홍마오(紅毛)를 따 이곳을 홍마오청(紅毛城)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18671972년에는 영국의 영사관으로 사용된 곳으로 대만의 침탈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영국 영사관으로 사용되었던 빨간 벽돌 건물과 감옥, 전시탑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로 나뉘어지며 잘 가꾸어진 정원이 마치 영국에 온 듯하다.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그리 큰 건물은 아니다. 그 시대에 맞게 지어진 건물이지만 오늘날에도 실질적으로 활용한다면 멋진 건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약간의 전시물들을 전시해 박물관 비슷하게 운영한다. 이곳의 안내자들은 거의 여성들이다. 햇볕이 뜨겁거나 말거나 경치는 좋~.




   

다음으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대만의 역사깊은 대학교 진리대학교로 들어갔다. 이곳 또한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져 오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 한편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유럽풍으로 지어진 옛 건물들은 역사관으로 활용하고 실제 학생들은 우리 교실같은 곳에서 강의를 듣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고등학교처럼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나름대로 대만의 유명대학교로 기독교 사립대학인데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이쁘기도 하다. 나도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면서...


   

천천히 걸어서 다음 코스인 소백궁으로 갔다. 소백궁은 단수이 무역세관 관저로 쓰이던 건물이며 아프리카 영국식민지 건물처럼 생겼다. 어쨓든 여름에는 시원했겠다. 또한 이곳에 있으면 자신이 지배자처럼 여겨질 것 같다. 잠시 대저택의 주인인양 착각 속에 머물렀다. 하긴 혼자 상상하는데 어떠랴. 반면에 이 곳 원주민들은 어땠을까 생각하니 일제 강점기 우리와 뭐가 달랐으랴~~ 동병상련이 느껴진다.


   

사실 호텔에서 단수이 옛 거리까지는 몇 분 안 걸린다. 아주 가깝다. 단수이 지역은 오래된 시장으로 많은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애들이 보면 갖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이 넘쳐나는 곳으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으리라. 주변이 항구라 시원한 바람도 불고 경치도 그만하니 사람들이 모여들만 하다. 오전이지만 해가 쨍쨍 내리쬐니 엄청 덥다. 대만답게 길에는 오토바이가 엄청난 숫자로 줄 지어 서있고 다양한 상점에서는 아침이지만 호객을 하고 우리 서울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거리 및 아이스크림 등을 팔고 있다. 전통적인 빵도 팔고. 냄새 또한 죽이고. 슬슬 걸어서 올라가보니 다른 쪽으로 전통시장이 옛 풍경과 냄새 풍기면서 시끌벅적 장이 펼쳐져 있다. 생고기를 걸어놓고 팔고 다양한 먹거리도 팔고, 생선은 우리보다는 다양하게 진열되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도 수학여행 온 우리 고등학생들이 구석구석에서 시끄럽게 말하는 게 마치 중국말처럼 들리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이곳에서는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간식거리를 사먹지 않고 눈으로만 풍경을 담았다.




   

오전 관광을 끝내고 점심을 먹으로 시내로 들어갔다. 어차피 시내쪽으로 가야하니 그래서 시내에다 식당을 예약했나 보다. 그런데 이 식당 한국인 단체들만 받나보다. 여주인장의 목소리 아주 우렁차고 끝내주네. 전형적인 아줌마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리네. 한식으로 불고기인데 나는 어딜가든 현지 음식이 더 좋다. 김치 좀 안먹으면 어때. 어는 나라든 김치 대용식품이 다 있는데 뭔 걱정이람. 점심 역시 걸신들린 아줌마들 때문에 우아함과는 멀리 그냥 배를 채우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상한게 우리보다도 늦게 들어와 먹기 시작한 팀들이 우리보다도 더 먼저 식사를 끝내고 일어나네? ~~~ 어떤 이는 밑반찬을 잔뜩 꺼내서 먹네.

 

점심식사 후 옛 양조장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새로운 문화 창조 공간으로 만들어 많은 젊은이들의 가게가 되고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된 것이다. 옛 건물을 그대로 잘 살려 신구조화 속에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높이는 곳이다. 이 곳 건물 색 역시 회색으로 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하여튼 사람들의 상상력은 위대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새로운 상황을 창조해 내는 인간들. 위대합니다. 그 위대함이 광기를 만나면 아주 비인간적 비이성적으로 되기도 한다.

 

오늘은 쇼핑센터 세군데 방문을 하루에 몰아서 다니느라 고역이다. 1차는 보석가게. 2차는 건강식품, 3차는 잡화점. 부족한 여행경비 뽑느라 고가의 상점을 다니는 것이다. 물론 알지만 필요없는 것을 억지로 살 이유는 없지. 건강식품점에서는 모두들 팔아줬는데 나는 안 샀다. 제품의 신뢰도에 있어 믿음이 없어 사고 싶지 않았다. 대신 잡화점에서 팔아줬다. 이 상점에서 일하는 여인의 손놀림이 대단하다. 번개다 번개. 내가 엄지 척을 해줬다. 금문고량주 2, 미미크렉카 등등을 샀다. 이거 집에 가져가면 짐인데...





    

다음으로 장개석기념관인 중정기념관으로 갔다. 웅장한 건물이 우뚝 서 있고 사방에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은 무료입장이다. 1층에는 장개석의 역사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어찌되었던 그는 중국대륙을 지배해봤고 쪼그라 들었지만 타이완을 죽을때까지 지배한 독재자가 아니던가. 그 아들 장경국이 대를 이어 총통도 하고... 하여튼 북한과 하는 짓이 똑같지 않은가? 동북아시아에서 중국, 타이완, 북한, 일본은 민주주의를 모르는 전체주의 국가 경찰국가로 아직까지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지 않은가. 반면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앞선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지. 중국, 타이완, 북한, 일본의 국민들은 한국의 시민들처럼 깨어나야 한다. 많은 유물 중에 장개석이 타던 올드카가 제일 맘에 든다. 5시에 근위병 교대식이 장개석 동상있는 곳에서 있다고 하여 올라갔더니만 어라~~!! 뭐여 대만의 김일성인가? 뭐 저리도 큰 동상이 거대하게 앉아있냐? 어휴~~ 어쩌면 이리도 중국, 북한과 똑같을까? 거대한 건물 안에서 앉아있는 장개석이 내려다 본 곳에는 자금성 같은 건물을 좌우에 두고 대륙 쪽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보토수복을 향한 염원이라나? 햐여튼 거시기한 관람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로 갔다. 딤섬인데 완전 별로다. 그냥 우리나라 만두가 훨씬 더 좋다. 이곳에서도 걸신들린 여인네들의 식탐으로 여유와는 거리가 먼 맛없는 저녁을 먹었다.



   

다음으로 대만의 마지막 관광인 서문정 거리 구경이다. 우리의 명동격이다. 화려한 불빛 속에 많은 가게들이 물건을 팔고 이곳 역시 우리 고등학교 수학 여행단이 점령하여 어딜가도 만난다. 이곳에는 영화관이 10여개 있어 영화의 거리라고 한다. 먹거리 중에 특이한게 숟가락으로 떠 먹는 곱창국수가 있다. 배가 부르니 그림의 떡이다. 버블티 등등 많지만 그것도 배가 고파야 맛나지. 배가 부르니 아무런 유혹이 못된다. 이 거리는 사람들이 길을 잃지 말라고 가로등에 동서남북을 알 수 있게 각 방향마다 색을 달리한 가로등으로 길을 잃지 않게 해놓았다. 이건 어느 나라든 배울만하다. 대만 사람들 역시 악에 바쳐 사는 것 같지가 않다. 국민소득이 우리랑 비슷하니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아이고 걸어다는 것도 힘들구나.

 

모든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씽씽 달린다. 매일 같은 길을 다녀보니 눈에 다 익었다. 호텔로 돌아와 단수이 밤거리를 보러 걸어서 가봤다. 낮에 보았던 그 길을 다시 봤지만 그저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해변 쪽으로 나가니 공연도 하는데 노래소리가 아주 부드럽게 들린다.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중국노래가 울려 퍼진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걷다가 별 볼일 없어 다시 호텔로 들어와 내일 귀국할 짐을 대충 정리하여 싸 놓았다. 술 두병에 딸들 줄 맥주 4캔을 넣으니 무게가 제법 나가네. 어느새 3박이 끝나고 내일은 공항으로 가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다. 딸들이 보내준 환갑여행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이로써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