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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옛 시조 감상

황진이 시조

by 베짱이 정신 2013. 4. 7.

다음의 황진이 시조(時調)들은 '임'을 향한 애틋한 여인의 정한(情恨)을 읊은 시가(詩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진본(珍本)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속였관대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업내
  추풍(秋風)에 지난 닙소릐야 낸들 어이하리오.


  <현대어>

  내 언제 신의 없어 임을 속였기에
  달마저 기운 한밤중에 온 뜻이 전혀 없네
  가을 바람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찌하리오.


 
  동지(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여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현대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봄바람처럼 향긋하고 따뜻한 이불 아래 서리서리 뭉쳐 넣어 두었다가
  정든 님 오신 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놓으리라.
 


  산(山)은 녯산(山)이로되 물은 녯물 안이로다
  주야(晝夜)에 흘은이 넷물이 이실쏜야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안이 오노매라


  <현대어>

  산(山)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밤낮으로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뛰어난 인물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구나.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다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난 제 구태야
  보내고 그리난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현대어>

  아, 내가 하는 일이여! 그리워 할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했으면 갔을까만 제가 구태여
  보내고 그리워하는 심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청산(靑山)은 내 뜻이오 녹수(綠水)난 님의 정(情)이
  녹수(綠水) 흘너간들 청산(靑山)이야 변(變)할손가
  녹수(綠水)도 청산(靑山)을 못니져 우러예어 가난고


  <현대어>

  (변함없이) 푸른 산은 나의 뜻이요, (변함없이) 푸른 물은 임의 뜻이라
  푸른 물이 흘러간들 푸른 산이 변할소냐?
  (하지만 흘러가는)푸른 물도 청산(靑山)을 못 잊어 울며 흘러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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