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歸天(귀천)
나 이제 가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고 싶었네만
인연의 끈이 실타래처럼 얽혀
돌아가는 발길이 무겁기만하네
그래도 가야하네
내 맘의 밭을 갈고 갈아
옥답은 아니라도 상답은 되었음직하니
무슨 미련이 남았겠는가
돌아보니 한 순간의 꿈인데
어쩌자고 그랬던고...
어서 버리게 어서
밭을 일구게, 여기 저기에...
그래야 서로 볼 것 아닌가?
바람처럼 왔다가 태산처럼 가네
인연의 끈을 모두 다 풀어 버리고
나 이제 돌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