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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자작시

산다는 것

by 베짱이 정신 2013. 1. 29.

산다는 것

 

 

흐르는 물처럼 산다는 건

긴 그림자 남기며

기울어 가는 석양과 같으리

한 때는 열혈남아가 되기도 하고

수 천 길 절벽 앞에 서서 마음을 비우며

고갯길을 오르내리는

깊은 주름살 박힌 노인이 되기도 하고

 

산다는 건

그리움을 채우려다

오히려 그리움에 묻혀

아픈 가슴 더 피멍들게 하는 것

 

산다는 건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의 바다

짝을 찾고 자리를 잡고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지만

갈수록 깊어지는 깊은 수렁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

 

산다는 것은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

달나라 얘기인 것 같지만

갑자기 다가와

준비 없는 이별을 고하는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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