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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자작시

산에 산을 만들고

by 베짱이 정신 2013. 1. 29.

산에 산을 만들고

 

이제는 당신을 보내 드리렵니다

처음 왔던 곳으로

원래의 그 자리로

당신을 보내드리옵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내 마음 아는 냥

먹물을 뿌려놓은 잿빛 하늘

당신을 보내는 마음

더욱 아프게 다가서는데

가슴을 치며 통곡을 삼키는

한 줌의 흙 위로

무겁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당신의 눈물인가요

힘겨운 이별의 끝을 적시는

당신의 차가운 손길

뜨거운 피눈물 되어

가슴을 파고듭니다

이젠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당신이지만

유리창을 두드리는 흐린 날의 빗방울이

그리움을 깨울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 산에 올라

당신의 산을 만들고

내 가슴엔 메울 수 없는

당신의 자리를 만들어 놓고

혼자서 내려갑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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