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산을 만들고
이제는 당신을 보내 드리렵니다
처음 왔던 곳으로
원래의 그 자리로
당신을 보내드리옵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내 마음 아는 냥
먹물을 뿌려놓은 잿빛 하늘
당신을 보내는 마음
더욱 아프게 다가서는데
가슴을 치며 통곡을 삼키는
한 줌의 흙 위로
무겁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당신의 눈물인가요
힘겨운 이별의 끝을 적시는
당신의 차가운 손길
뜨거운 피눈물 되어
가슴을 파고듭니다
이젠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당신이지만
유리창을 두드리는 흐린 날의 빗방울이
그리움을 깨울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 산에 올라
당신의 산을 만들고
내 가슴엔 메울 수 없는
당신의 자리를 만들어 놓고
혼자서 내려갑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 돌립니다